속도보다 중요한 건, 고객의 마음을 읽는 기술
오늘ㅇ느 리테일 시승 매니저에 관해서 소개해드릴 예정이다.
누군가의 꿈이자 로망인 슈퍼카. 우린 그것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즐긴다. 하지만 매일 직접 시동을 걸고, 도로 위에서 성능을 체감하며, 심지어 고객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리테일 시승 매니저다.
이들은 단순히 차를 운전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얼굴로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한다.
자동차 업계의 ‘보이지 않는 전문가’,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차를 파는 게 아니라, 경험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리테일 시승 매니저의 하루는 고객의 시승 예약 관리로 시작된다.
한정된 수입차 재고와 고객 일정 사이를 조율하며, 시승 동선과 시간을 계획한다.
시승 전에는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날씨에 따라 실내·외 시승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핵심은 차를 운전하는 그 순간이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경험’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있다.
“고객마다 기대하는 게 달라요. 어떤 분은 배기음을 듣고 싶어 하고, 어떤 분은 주차 기능이 궁금하죠. 중요한 건 그걸 대화에서 캐치하는 능력이에요.”
리테일 시승 매니저는 단순한 드라이버가 아니다.
그는 브랜드 철학과 기술을 고객의 언어로 번역해주는 커뮤니케이터이자,
그 순간 고객에게 가장 이상적인 차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퍼포머다.
“저희는 차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운전하는 고객이 스스로 감탄하게 만드는 일을 하죠.”
슈퍼카와 일하면 생기는 오해와 진짜 일상
겉보기엔 누구나 부러워할 직업이다. 매일 슈퍼카를 타고, 고급 수입차를 손에 넣고, 말끔한 복장으로 쇼룸을 활보하는 모습.
하지만 리테일 시승 매니저의 현실은 그렇게 호사롭기만 하지 않다.
현실은 다음과 같다. 하루에 수십 명의 고객을 응대하며 에너지를 소진
운전 중 도로 위 돌발 상황에 항상 대비
차량 사고 및 스크래치에 대한 책임 부담
비매너 고객 응대와 감정노동
“슈퍼카라고 해도, 여름엔 땀이 줄줄 흐르고, 겨울엔 시동 걸릴까 조마조마해요. 매번 긴장하면서 운전해요.”
또한 고객 중에는 시승을 실제 구매가 아닌 단순 체험이나 SNS 콘텐츠용으로 예약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승 매니저는 '진짜 구매 의사'를 빠르게 파악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도록 대화를 리드해야 한다.
그 외에도 고객이 실수로 차량에 흠집을 내거나, 무리한 주행을 요구할 때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누군가에겐 꿈의 자동차지만, 우리에겐 매일 다뤄야 할 업무용 장비예요. 그래서 감정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사람과 차 사이, 브랜드를 ‘느끼게’ 만드는 직업
리테일 시승 매니저는 단순히 차를 소개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브랜드를 운전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시승 후 차에서 내릴 때 이런 말을 한다.
“이 차, 나랑 진짜 잘 맞는 느낌이에요.”
그 말 한 마디를 듣기 위해 매니저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성향, 말투까지 읽으며 시승을 설계한다.
브랜드마다도 철학이 있다.
어떤 브랜드는 고요한 주행감과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
어떤 브랜드는 스포티하고 공격적인 성능을 앞세운다
어떤 브랜드는 편안한 기술, 운전자 보조 기능을 중심에 둔다
시승 매니저는 이러한 특징을 고객에게 체감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 설명이 아닌 '느낌'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페달 반응이 예민하죠?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지금보다 30% 더 민감해져요. 직접 한번 체험해보실래요?”
이러한 ‘시승 대화’는 기술적인 지식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
때로는 자동차 전문가처럼, 때로는 세일즈 전문가처럼, 또 때로는 운전 코치처럼 행동해야 한다.
시동을 걸면 시작되는 이야기
리테일 시승 매니저는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차를 만난다.
그리고 각기 다른 꿈, 욕망, 취향을 품은 고객들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첫 드라이브’를 설계한다.
겉으론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엔 치밀한 준비, 감정노동, 책임감이 있다.
“슈퍼카를 운전하는 직업”이 아니라, “사람에게 차를 경험하게 하는 직업”
그게 바로 리테일 시승 매니저의 진짜 얼굴이다.
언젠가 당신도 수입차 전시장에 들어서게 된다면,
시동을 거는 그 순간, 옆자리에 앉아 있는 조용한 전문가를 기억하자.
그가 만들어주는 10분의 드라이브가 당신의 선택을 바꿔놓을지도 모른다.